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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wavering Dreams : 당신의 삶은 어디로부터 온 것입니까?

인간은 시간 속에서 존재를 확인하곤 한다. 마르틴 하이데거가 말하듯, 인간은 자신의 유한함—죽음으로 끝나는 시간의 경계를—인식할 때 비로소 본래의 존재를 경험한다. 삶이 유한하다는 자각은 오히려 존재를 더욱 선명하게 만든다. 이번 전시에 참여한 두 작가, 송가희와 정지윤은 바로 이 ‘유한함의 자각’과 ‘관계의 본질’을 각자의 방식으로 마주한다.

송가희의 작품은 금속과 향, 그리고 생명체를 연상시키는 조형물로 나타난다. 차갑고 단단한 재료를 가지고 유한성과 생명성을 탄생시킨다. 한때 “빛을 잃지 않겠다”는 소망으로 시작된 그의 작업은 살아있음을 증명하는 탐구로 이어졌다. 금속의 육체 안에서 피어오르는 향의 연기는 인류의 만물의 생성과 소멸을 상징한다. 시간이 흐르면서 사라지는 연기는 형체가 없지만 존재하며, 연기를 통해 관람자에게 언젠가 사라질 우리 삶의 본질을 묻는다. 공예와 미술의 경계를 넘나드는 그의 작업은 결국 “삶은 선택과 행위 속에서 생성된다”는 철학을 드러낸다.

정지윤은 한국과 영국, 미국을 오가며 동양적 감정인 정(情)의 관계적 층위를 탐구한다. ‘정’은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서로를 돌보는 연대감의 실천이며, 시간이 쌓이며 길러지는 관계의 감정이다. 특히 작가는 외국 생활 속에서 발견한 ‘정’의 다양한 문화적 코드들을 통해 ‘디지털 노마드’로 살아가는 동시대인의 디아스포라적 정체성을 탐구한다. 붉은 실, 초코파이 포장지, 김장 항아리 등 일상의 오브제를 통해 감정의 흐름을 시각화하며, 빠르게 증발하는 디지털 시대 속에서 오래 지속되는 관계의 향을 남긴다.

이번 듀엣전은 “당신의 삶은 어디로부터 온 것입니까?”라는 질문을 축으로, 두 작가의 시선이 교차하는 지점을 탐색한다. 한쪽은 유한성과 죽음, 그로테스크한 몸의 존재를 통해 생명의 근원을 묻고, 다른 한쪽은 정(情)과 이동, 디아스포라의 기억을 통해 관계의 본질을 엮는다.

두 세계는 서로 다른 재료와 서사를 지니지만, 궁극적으로 ‘정체성은 고정된 뿌리가 아니라 끊임없이 움직이는 경로 속에서 형성된다’는 공통의 사유에 닿는다. 이들의 작업은 스스로의 내면을 세계의 흐름 속에서 번역해내는 과정이며, 그 되기의 연속 속에서 새로운 존재의 감각을 제안한다.

“당신의 삶은 어디로부터 온 것입니까?”라는 질문은 곧 “당신의 인생은 어떤 길을 거쳐 지금 이 자리에 이르렀습니까?”라는 물음과 맞닿는다. 이 전시는 삶의 여정 속에서 발견되는 지속의 아름다움과 관계의 가능성, 그리고 끝없는 꿈의 연결을 제안한다.

더블유아트갤러리가 선보이는 첫 번째 한국 작가 듀오전. 두 작가의 시선이 교차하며 ‘존재’와 ‘정(情)’이라는 서로 다른 언어로 삶의 근원을 묻는다.

송가희 작가는 금속과 향을 매개로 유한한 생명과 존재의 감각을 탐구하며, 정지윤 작가는 디아스포라적 ‘정(情)’을 통해 관계와 정체성의 기억을 그려낸다.

“당신의 삶은 어디로부터 온 것입니까?”

두 예술가의 세계가 이 질문 속에서 만난다.

＊ 오프닝: 2025.10.18 (토) 4–6PM

＊ 장소: 더블유아트갤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