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urney of Diaspo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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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ey of Diaspora
떠남은 단지 한 장소를 벗어나는 일이 아니다. 그것은 익숙한 좌표를 잃는 경험이며, 동시에 새로운 감각의 지형을 형성하는 과정이다.
더블유아트 갤러리의 디아스포라 주제전을 잇는 밀도 쉐발리에의 개인전 《Journey Of Diaspora》은 디아스포라를 단순한 물리적 이주가 아닌 ‘존재의 상태’이자 내면의 여정으로 확장한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유년 시절 기억에서 출발한 42개의 연작을 선보인다. 산봉우리 너머로 지나가는 비행기를 온종일 올려다보며 저너머의 세상과 미지의 미래를 동경했던 소년의 꿈이 작은 화면(페이지)들 위에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종이라는 가장 얇고 가벼운 지지체 위에 아크릴 잉크로 겹겹이 쌓아 올린 화면 속에는 공통적으로 ‘펜스(Fence)’가 등장한다. 이 펜스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보이지 않는 경계이자 개인이 지닌 내면의 바운더리를 상징하며 어디에도 완전히 속하지 못한 채 부유하는 인간의 근원적 상태를 은유한다.
이 42점의 연작은 전시장에 설치되는 방식을 통해 디아스포라의 의미를 시각적으로 극대화한다. 작품들은 하나로 응집되어 거대한 단일 작품처럼 걸리기도 하고 때로는 무질서하게 흩어진 채로 파편화되어 배치되기도 한다. 모임과 흩어짐을 반복하는 이 유기적인 설치 방식은 그 자체로 이주와 정착, 단절과 연결이 교차하는 디아스포라적 삶의 형태를 전시장에 직접 구현해 낸다. 이러한 물리적 분산의 감각은 전시 공간 자체로도 확장된다.
이번 전시는 더블유아트 갤러리와 송파M아트센터라는 서로 다른 장소에서 동시에 진행된다. 고정된 중심을 해체하고 ‘비장소(non-place)’의 감각을 환기하는 이 구조 속에서 관객이 마주하는 단절은
완전한 분리가 아닌 보이지 않는 연속성을 전제하게 된다. 흩어짐 속에서도 유지되는 관계 즉 디아스포라적 조건이 전시 형식 그 자체로 발현되는 것이다.
밀도 쉐발리에의 회화는 장소를 묘사하기보다 장소가 사라진 이후의 감각을 남긴다. 경계(펜스)를 품고 있으면서도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는 그의 42개 화면은 오히려 더 넓은 연결의 가능성을 제안한다.
이 전시는 소속을 확정하지 않는다. 대신 ‘속해 있음(Belonging)’이란 과연 무엇인가를 우리에게 다시 묻는다.
그리고 그 질문은 지금 이곳과 또 다른 장소 사이에 아득히 놓여 있다.
* 오프닝: 2026.3.14. (토) 15:00-18:00
* 장소: 더블유아트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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